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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엔 부띠크만 300개 넘는다는데... (hankyung.com) (2014)

steloflute 2023. 9. 23. 23:45

여의도엔 부띠크만 300개 넘는다는데... (hankyung.com)

 

여의도엔 부띠크만 300개 넘는다는데...

(조재길 증권부 기자)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미투자자), 애미(애널리스트 출신 개미투자자), 꿀단지(증권사 중개인에게 매매 수수료를 많이 챙겨주는 펀드매니저나 딜러), 똥파리(수수료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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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2014-01-01 09: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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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길 증권부 기자)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미투자자), 애미(애널리스트 출신 개미투자자), 꿀단지(증권사 중개인에게 매매 수수료를 많이 챙겨주는 펀드매니저나 딜러), 똥파리(수수료 수익을 많이 내주지 못하면서 요구사항만 많은 매니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은어들이 많이 통용되는 곳, ‘돈 놓고 돈 먹는’ 머니 게임이 지배하는 곳, 여의도입니다.

요즘 이 곳에 3~4명, 또는 4~5명이 한 조를 이뤄 전업 투자를 하는 ‘부띠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합니다. 어림잡아 300곳이 넘는답니다. 대부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출신들이구요. 이런 투자 부띠크 안에는 영화 ‘작전’(사진)에서처럼 영업과 운용 담당이 각기 역할 분담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좋은데 부띠크가 늘어난 사연은 역설적입니다. 증권업계 한파로 구조조정이 많았기 때문이지요. 명예퇴직한 뒤 갈 곳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무실을 차려놓고 초고속 인터넷을 깔면 번듯한 업무공간이 생기는 겁니다.

여의도에 빌딩 공급이 대폭 늘었는 데도 공실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그럭저럭 유지되는 이유가 부띠크들 덕분이란 얘기도 나옵니다. 한 달 임대료로 300만원 넘게 내야 하지만 단기 주식 투자로 이 정도 뽑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니까요.

한 증시 전문가는 “부띠크들이 과거처럼 돈 많은 전주를 잡아 투자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다들 퇴직금 모아서 자기매매로 시작한다. 종전 직장 다닐 때의 월급 정도를 가져가는 게 목표다. 하루 거래량이 4조원을 밑돌지만 그나마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하루에도 수 차례 주식을 사고 파는 이들 데이트레이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띠크가 여의도 뿐만 아니라 강남지역에도 많은 것은 자금을 공급하는 전주들이 그쪽에 많이 거주하기 때문이랍니다. 부띠크들은 대부분 성과보수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예컨대 한 사람에게서 50억원을 받아 10억원(수익률 20%)을 벌면 수익금의 10%인 1억원을 수당으로 가져가는 구조이죠.

하지만 부띠크가 거래량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측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상당수는 미신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고 하네요. 공모나 사모펀드가 아닌 일임투자 방식인데, 증권계좌 소유주(부띠크 책임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운용하는 만큼 국세청이 구체적인 수당 소득액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거죠. 아시다시피 국내 주식투자 수익에 대해선 비과세되고 있구요.

물론 부유층은 이런 비밀주의를 믿고 사적으로 부띠크를 찾는 것이기도 하구요.

또 하나는 일부 부띠크들이 운용 과정에서도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는 겁니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지상 목표인 만큼 진짜 ‘작전’에 나설 확률도 있다는 거죠.

새해에는 ‘진짜 투자’에 성공해 번듯한 자산운용사로 성장하는 부띠크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네요.

알고 보면 부띠크에서 시작해 명망있는 투자자문사나 운용사로 전환한 사례도 꽤 있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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