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란 무엇일까? - 매일경제 (mk.co.kr)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81] 최근 들어 '무자본 M&A' 라는 용어가 언론기사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다. M&A란 기업의 인수(Acquisition)와 합병(Merger) 두 단어를 하나로 합친 것으로 기업 인수는 특정 기업의 자산이나 주식을 취득하여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말하며, 합병은 두 개 이상의 기업이 법률적으로 하나의 기업으로 결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주식 인수는 매수 대상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주식을 인수하여 지배권을 가지는 방법으로,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결의로도 가능하여 거래의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절차가 간소하다. 반대로 합병은 피합병기업의 자산과 부채를 포함한 모든 권리와 의무가 합병법인에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피합병법인은 소멸되어 두 법인은 법적으로 완전한 하나의 실체로 통합되게 된다. 따라서 피합병기업의 주주들에게 합병법인의 주식이 교부되고 합병법인의 지분구조가 변경되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합병비율 산출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또한, 합병은 간이합병과 소규모합병을 제외하고는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 하는 특별 결의 사항(상법 434조)으로 절차가 복잡하다.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완전히 하나의 기업으로 통합되므로 합병 후 통합과정(Post-Merger Integration)에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모되기도 한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절차, 시간, 비용적 간소성으로 인하여 주로 주식 인수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기업을 인수하는 자금은 사내유보금을 사용할 수도 있고 주주배정 유상증자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도 있을 것이며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을 이용할 수도 있다. 특히,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을 일정 부분 또는 상당 부분 활용하여 기업을 인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자체 자금을 아예 사용하지 않고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만으로 기업의 주식을 인수하는 형태의 M&A를 실무에서는 '무자본 M&A' 라고 부른다.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래와 같이 무자본 M&A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무자본 M&A는 기업 인수자가 주로 자기 자금보다는 차입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 자체로 불법적인 것은 아니나, 기업 인수자가 정상적인 경영보다는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위하여 허위사실 유포,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음'.
무자본 M&A 자체는 차입금을 이용한 기업 인수가 극단적으로 발전된 형태로서 차입 매수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이 아닌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이용하여 기업을 인수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자본 M&A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불공정 거래로 의심되는 행위에 의해 기업의 자산이 해체되고 회사가 상장폐지까지 이르게 되어 투자자들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기업을 인수한 후에 드러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제재는 가능할지언정, 차입 매수나 무자본 M&A,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이용하여 기업을 인수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자본 M&A는 그 자체로 불법이 아니므로 사전적으로 효과적인 제재를 하거나 법적으로 규제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무자본 M&A는 반드시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조달한 자금 상환 문제가 발생한다. 외부에서 차입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기업을 인수한 후 최선의 경영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적법한 절차로 회수하여 인수 시 차입했던 금액을 상환하거나, 또는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 인수한 금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기업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으며 부가가치 창출과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이 아닌 첫째, 상장기업의 인수 프리미엄을 악용하여 실현되기 어려운 미래 청사진이나 허위 공시를 남발하여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부당한 주가 차익을 얻거나, 둘째, 알짜 자산을 보유한 기업의 자산을 매각한 자금이나 보유한 현금,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 등을 특수한 방법으로 돌려 투자금을 회수하였다면 이는 흔히 사용되는 '범죄적 의도를 가진 기업사냥꾼'의 행위에 다름 없을 것이다. 이들에 의해 기업의 자산이 해체되거나 증가한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여 부도가 나고 상장 폐지 된다면 투자자들과 금융기관 등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당하고 효율적인 방향의 기업 인수·합병인지, 기업의 자산을 해체하고 외부투자자들에 게 피해를 입히는 '범죄적 의도를 가진 기업사냥적 M&A'인지에 대하여 사전적으로 판단 하기는 어렵겠지만 금융 규제당국은 무자본 M&A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실무적 보완책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본 글은 '회계저널 제27권 제2호(2018년 4월) 무자본 M&A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 : 상장폐지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 최병철 변정윤 문두철' 에 수록된 글을 요약정리한 것임.
[최병철 회계사] ※최병철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며 회계감사,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현재는 회계와 자본시장 연구를 수행함과 동시에 대학생, 기업 실무자, 금융권, 법조인, 언론인 등 다양한 사람에게 회계와 재무제표 실무교육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회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저서로는 '개미 마인드: 재무제표로 주식 투자하라' '지금 바로 재무제표에 눈을 떠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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