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옵션 투자의 끝판왕이라는 ratio tradi..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옵션 투자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매매 기법이 있는데 ratio trading 이다.
업계를 떠난지 3년이 지났으니 이 방법론을 설명해도 누군가에게 폐가 되지 않으리라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레이시오 매매를 익힌 사람도 극소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때 아주 깊게 고민하고 가르쳐줬다. 치사하지만, 어떤 기법이든 널리 알릴 수록 기존 플레이어들에겐 폐가 되는 법이니까. 이 기법의 적자라고 자부했던 만큼 나의 이야기가 옵션을 공부한 많은 사람들에게 결정적인 힌트가 되길 바래본다. 만약 트레이딩에 힌트가 되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동적인' 자산운용 방법을 그토록 고집하는지에 대한 힌트라도 되기를 바래본다.
이 글은 이 기법을 정식으로 알리는 글은 아니므로 앞뒤 자잘한 기본 원칙은 건너 뛰겠지만 대충 기본적인 전제들을 나열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 트레이딩은 기본적으로 '엣지'의 싸움이다. 통계적 이점이 있느냐 없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통계적 이점이 뭔지 모르는데 막 이야기를 꾸며서 샀다 팔았다 하거나 느낌적인 느낌으로 지르는 사람은 물론 금방 짤릴 뿐만 아니라 경멸과 멸시를 당해 마땅하다. 트레이딩을 우습게 본 괘씸죄다.
- 옵션의 성격과 만기, 내재변동성, 역사적변동성, OTM, ATM, ITM, 델타 감마 세타 등 그릭스의 개념과 그의 계산 방법은 알고 계시리라 감안한다. 몰라도 대충 이해할 수 있게 쓰도록 하겠다.
- 프랍(증권사 자기자본 운용)에서는 기본적으로 수익이 월간 단위이다. 연중 8개월 이상 벌 수 없으면 이미 기법이 아니다. 특히 파생에선 기왕이면 10개월 이상 버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 프랍에서는 손절매는 강제나 다름 없다. 손절매를 잘해도 손실이 연간 손실한도에 달하면 짤리고, 월간 손실한도나 일간 손실한도를 넘어서면 패널티가 있다. 심한 경우 손절매를 못하면 구상권 청구를 당하고 개인 파산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프랍은 일반 투자자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첫째 주문 속도가 일반 고객보다 빠르다. 이는 증권사가 전용선을 고객용과 프랍용을 분리해야 하는 제도 때문인데, 일반 고객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은 이용자가 많고, 프랍은 프랍에서만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라면 주문이 더 빠르게 체결될 확률이 높다. 둘째는 사후 증거금 제도로, 일반 고객은 장중 포지션을 잡을 때 계좌에 증거금이 있어야 하지만 프랍은 증권사 부서이기 때문에 장이 끝난 후에서야 증거금을 거래소와 정산한다. 신용 덕분이겠지만, 이로 인해 장중에 큰 포지션을 쉽게 잡을 수 있다. 그 외에는 원론적으로 일반인 혹은 비증권사보다 유리한 점이 없다.
레이시오 트레이딩은 포지션 트레이딩의 일종으로, 통상 2~5일 간에 발생하는 옵션의 특성을 활용해서 돈을 버는 기법 중 하나이다. 그러니 소위 오버나잇 (다음날로 넘기는) 매매 중 하나이다.
레이시오의 특징은 스펙 (일방향 매매) 처럼 1차원적이지도 않고, 양매도 (양쪽 방향을 모두 매도) 처럼 2차원적이지도 않다. 같은 콜옵션, 혹은 같은 풋옵션 사이에서도 행사가에 따라 가격이 다른 옵션들이 가진 '성격 차이'를 이용해서 그 무언가의 '비율'을 매매하는 3차원적인 매매이다. '비율'이 기울기로 표현될 수도 있기에 미적분과도 연관이 있다. 파생을 한차례 더 파생시킨 기법이라고 할까.
풋옵션을 예로 들어보겠다. ATM 에 가까운 행사가를 A, 그보다 한단계 뒤에 있는 행사가를 B, 그리고 그 뒤에를 줄줄이 C, D, E, F .... 라고 칭해보자. B 와 E 정도 사이에 가격의 차이가 8배라고 해보자. 이 때 가격이 8배라는 것은 B를 1개 매수하고 E 를 8개 매도 하면, 매수한 액수와 매도한 액수가 정확히 같아진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B 가 0.80 이고 E 가 0.10 이라면 B 한개를 매수할 때마다 E 를 8개를 매도하면 각자 0.80 어치 포지션이 된다. 그러면 순매수 금액이 0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때 장이 빠지면 이 배수가 10이 되고, 장이 오르면 이 배수가 8이 유지된다고 해보자. 소위 위는 열려 있고 아래는 막혀 있는 구조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장이 어디로 움직여도 돈을 벌거나 본전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레이시오 매매는 근본적으로 이러한 구간을 활용하는 매매이다. 그렇다면 아무런 8:1 비율의 옵션 한쌍을 매수 매도하면 되는가 하면 그렇진 않다. 구체적으로 저런 조건을 주는 한쌍의 옵션이 언제 어디에서 나타나고 언제 어떻게 비율이 뒤틀리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분명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미 트레이딩을 하고 계신분들을 위해서 부연하자면, 세타가 살짝 양일 때, 델타는 완전 0, 감마는 되도록 0 (0이 안된다면 풋옵션에 대해 콜옵션 레이시오를 한쌍 더 잡아 총합이 0이 되도록 맞춘다) 이 되도록 맞추면 좋다. 물론 여기서 베가는 세타에 연동되므로 변동성은 대체로 숏이 된다. 하지만, 레이시오의 아름다움은, 일시적으로나마, B가 E 보다 수익률 (%)로는 더 먼저 더 많이 움직이고 시작한다는 것이다. E가 B보다 빨리 움직이는 경우는 백번에 한두번 정도이다. 이를 '레이시오가 나빠진다'고 한다. 이 비율이 올라가는 것을 '레이시오가 좋아진다'고 표현한다. 매일 매일 레이시오의 조합들을 보고 있으면 이 비율이 좋아지고 나빠지는 파동이 존재한다. 비율을 계산하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파동들이다. 10년차 트레이더들도 이 비율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니까.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으로나마 레이시오가 좋아진 이후에 나빠지게 된다. 레이시오가 나빠지는 상황을 피하는 방법을 배우면 꽤나 안전하게 매매할 수 있는 이유이다.
레이시오는 한쌍만 잡지 않는다. B와 E 의 한쌍을 잡았다면, D와 F 의 한쌍을 잡아서 다른 그릭 값들을 맞춰줄 수도 있고, 비중을 조정해 A와 D 를 한쌍으로 보완해주는 등 복잡한 포트폴리오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A가 ATM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경우 등에 빨리 재조정을 해줘야 한다.
레이시오는 매우 높은 통계적 이점을 가진 전략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미 수명이 다한 레이시오를 제때에 적절히 재조정하지 못해서 어려워한다. 돈을 벌고 있을 때 원칙처럼 못 끊고, 돈을 잃기 시작할 때도 원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 배운 그대로만 따라해도 상당히 높은 승률을 가지고 있는 매매인데, 욕심이나 공포에 휩쌓여 원칙을 따라하지 않는 매매 중에 하나이다. 소위 옵션 매매의 끝판왕이라 불리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시시각각 변하는 레이시오의 성질을, 혹은 옵션의 성질을 설명하는 책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교과서에는 살아숨쉬는 옵션 시장에서 살아숨쉬는 레이시오의 춤을 분석하지 못하고 '만기까지 가져가는 중에 장이 일정 부분 하락하면 돈을 벌고 그 이상 하락하면 손실 나는 전략'이라고 설명하고 만다. 만기까지의 수억겹의 찰나와 경우의 수를 표현하지 못해서, 시작점과 종결점만 설명하고 마는 것이다. 그런 막연한 교과서의 설명들이 문제다. 주식도 마찬가지고 자산배분도 마찬가지다. 오늘 투자해서 30년 후에 청산하면 돈 벌 가능성, 따위의 허망한 주장들이 많다. 그 사이에 다시 수억겹의 경우의 수들이 만들어질텐데, 계산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단순화한다.
레이시오를 연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기계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보지 말고 손으로 하루하루를 재생하여 포지션을 잡고 손실을 당해보고 수익을 챙겨보기 바란다. 데이터가 2000년도 초반부터는 상당히 잘 제공되고 있으므로, 십여년치 이상 매일매일의 포지션을 그릭 값들을 보며 맞춰보기 바란다. 엑셀에서 포지션의 이론값을 그려놓고 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장이 안움직여도 벌고, 위로 움직여도 벌고 아래로 움직여도 벌려야 한다. 물론 리스크는 시장이 한쪽 방향으로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움직이는 것이지만, 이도 왠만한 경우엔 보수적으로 운용하면 다 막을 수 있다.
어쩐지 너무 자세한 설명을 하면 안될 것 같은 무의식 때문인지, 혹은 원체 복잡한 매매여서인지, 읽는 사람이 알아듣기 힘들었을 것 같지만...
레이시오의 적정 수익률은 연 10~20%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더 공격적인 포지션을 잡으면 레이시오의 성격상 방어가 어렵거나 손실나는 횟수가 많아질 것이다. 또한 월 2%가 벌릴 땐 무조건 끊는 것도 좋다. 줄만큼 주면 반드시 역행하는 성질이 있어서 추세 매매와는 반대다. 건방 떨면 지옥을 맛볼 뿐이다. 지수가 주요 이평선을 돌파할 때, 장중 강한 추세가 나올 때는 아무리 아까워도 전체 포지션을 다 털 각오를 하고, 또 손실이 나기 전에 레이시오가 정점에 달할 때 미련 없이 다 정리하기를 강력히 권해드린다. 연 15%씩 10년 20년 벌 수 있는 매매이고, 규모를 상당히 키울 수 있는 매매이지만, 오버하면 패가망신하는 것이 옵션 매도가 섞인 기법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리스크를 제어할 수 없는 사람에게선 전재산을 앗아갈 것이다.
레이시오를 제대로 정리해둘 수 있으면 향후 레이시오와 현물 주식 포지션을 섞었을 때의 엄청난 기회들에 설명할 기회가 있을텐데... 틈나는 대로 조금씩 더 적어보겠습니다.
[출처] 옵션 투자의 끝판왕이라는 ratio trading 주해|작성자 juliusc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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