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트레이딩] 증시 이기는 `마법의 공식`을 찾다

steloflute 2013. 1. 3. 00:04

http://www.quantkorea.com/xe/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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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로 교수가 알고리즘 이론을 적용한 투자시스템에 대해 도표를 들어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문 교수는 "주식투자는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거래하는 것"이라며 컴퓨터에 의한 주식거래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영 기자>

 
 
`주식으로 신(神)의 영역에 도전하다.`

주식 시장 원리를 한 줄로 설명하는 마법의 공식이 존재한다면 몇 차원의 함수로 풀어낼 수 있을까.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매우 많다. 최근 주가 움직임을 비롯해 거래량,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은 물론 환율, 수출입 통계, 세계 증시, 다른 개별종목들의 주가까지. 이들 모든 변수를 고려한 마법의 공식을 만든다는 건 인간의 힘으론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여기에 천재 수학자이자 컴퓨터 박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문 교수는 컴퓨터 알고리즘 최적화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다.

알고리즘이란 고등학교 때 배운 다이어그램이나 순서도를 떠올리면 이해가 비교적 쉽다. 알고리즘을 최적화한다는 것은 컴퓨터를 이용해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이나 다음 지도에서 서울대에서 충무로 매일경제신문사까지 가는 최단 경로를 찾는다고 생각해보자. 검색엔진은 도로와 교통량 등을 감안해서 최적 경로를 제시해 준다.

이 같은 문제를 푸는 게 바로 컴퓨터 알고리즘의 초보적인 단계라면 주식시장을 지배하는 최적의 공식을 찾아내는 것은 가장 고차원적인 영역에 속할 것이다. 금융시장을 컴퓨터 과학으로 풀어보자고 문 교수가 도전한 건 2000년. 연구 8년 만에 시장을 이기는 핵심적인 알고리즘을 잡아낸 그는 학내 벤처로 옵투스투자자문을 설립해 실제 운용에 들어갔다.

운용액 규모 150억원대인 문 교수팀이 올린 성과는 놀랍다. 설립 당시인 2009년 1분기 대비 누적수익률이 161%에 달하고 있다(10월 26일 기준). 같은 기간 코스피 누적수익률 61%를 100%포인트 웃도는 놀라운 성과다. 최근 1년간 수익률 역시 22.54%를 거두고 있다. 같은 기간 벤치마크인 코스피는 오히려 0.15% 하락했다.

과거 데이터만을 가지고 시장 움직임을 예측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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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연구실로 문 교수를 직접 찾아갔다. 그리고 물었다. "1998년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넣은 미국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 사태를 기억하는가."

1990 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머튼 밀러는 전 세계 채권들의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 시스템으로 대박을 터트려 월스트리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는 결국 시장 변동성을 예측하지 못해 자신은 물론 전 세계 금융가를 파산 지경까지 끌고 갔다. "책상물림인 당신이 만든 투자모델도 결국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닌가."

문 교수는 서슴없이 받아쳤다. "머튼 밀러가 세운 LTCM은 위험을 과소평가했다. 극단적인 변동성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치 않다. 투자 알고리즘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변동성에 따른 손실을 많이 줄일 수 있다."

문 교수가 만든 투자 시스템에는 사람의 판단이 배제된다. `손실 위험이 가장 적은 주식 종목을 찾아라`는 목표에 따라 컴퓨터가 스스로 최적화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스스로 사고파는 자동 매매를 단행한다. 컴퓨터 시스템의 도움을 받되 최종 판단은 전문가가 하는 기존 시스템 트레이딩 매매와는 전혀 다르다. 40개 종목에 투자를 하는데 때에 따라선 개별 종목을 수개월씩 들고 간다. 실제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니 한솔제지 등 뚜렷한 패턴이 없는 중소형주들이 대부분이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기존 시장 주도주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문 교수는 "주식투자는 본질적으로 리스크를 거래하는 것"이라며 "리스크를 현명하게 견딜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컴퓨터에 의한 주식 거래가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우 기자]
 
많이 벌기보다 한번에 크게 잃지 않는게 원칙 컴퓨터 대가 문병로 교수의 `주식대박 알고리즘`
40개 중소형주 시스템매매 3년8개월 누적수익률 161%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게 매입시점 달리해 분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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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확실성의 시대다. 이유 없이 오르고 또 빠지는 도깨비 같은 장세가 수년간 계속되면서 큰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높은 수익을 내줄 투자 비법은 세상 어디에 존재할까. 컴퓨터 알고리즘 최적화 전문가인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2009년 옵투스투자자문을 세워 시장 변동성과의 싸움에 나서고 있다. 그가 개발한 컴퓨터 자동 매매를 통한 펀드 수익률은 현재로선 운용업계 최상위권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벌써 22.54%를 기록하고 있다.

문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대 공학관에서 3시간가량 진행된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일한 데이터로 최적화 관점에서 투자한다면 세계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은 사람들의 기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많이 버는 것보다 한 번에 크게 잃는 것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시 변동성이 최근 너무 심해졌다.

▶ 세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 예를 들어 일어날 확률이 10만분의 1, 다시 말해 2000년에 한 번 일어난다는 일이 지난 8년간 엄청나게 많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확률이 10만분의 1이란 계산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1998년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이나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굴지의 헤지펀드들이 쓰러진 것도 극단의 영역에서의 손실 위험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 한 방에 대량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뭔가.

▶르 네상스테크놀로지를 세운 제임스 시몬스가 대표적이다. 방대한 공간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으려면 평생 걸려도 못 찾는다. 우리는 이런 공간 중 필요 없는 공간을 배제하고 가장 효율적인 길을 10~20분 내 빠르게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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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하는 자료는 무엇인가.

▶10년이 넘는 기간의 국내 상장기업의 재무제표와 각종 거시 경제지표, 거래량 등 다양한 변수들로 데이터베이스를 꾸린다. 이런 항목들은 100개가 넘는다.

-한마디로 시장을 관통하는 일종의 법칙을 찾아낸다는 것인가.

▶ 시장을 움직이는 법칙이랄까, 궁극적인 것의 높이가 10층이라면 우리는 현재 5층 정도에 와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연구를 더하면 9층 정도 높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일반 펀드매니저 등 시장 플레이어들은 현재 1층 수준에나 있다고 할까. 다양한 데이터들을 받아서 여러 빌딩블록들을 만들고 그런 빌딩블록들이 모여서 더 큰 빌딩군을 이루는, 그런 과정이다.

-대주주의 적격성ㆍ부도ㆍ상장폐지 등 돌발변수 가능성에 대한 항목도 있나.

▶ 그런 데이터는 없다.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는 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그런 피해가 나오지만 그래도 시장 대비 압도적 수익률이 나온다. 우리가 40개 종목을 편입하니 평균적으로 1종목당 2.5%씩 비중이다. 3년 8개월 운용실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161%다. 코스피보다 100%포인트 정도 더 마진이 있으니 돌발변수로 손실을 좀 봤더라도 큰 영향은 없다.

-인터뷰가 기사화돼서 개인이 옵투스투자자문에 돈을 맡기러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3년간 묻어두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개인 3억원, 법인 5억원이 최소 약정 금액이다.

-요즘 장은 어떻게 보나.

▶장에 대한 예측이나 평가를 안 한다. 시장은 예측의 영역이 아니고 대응의 영역이다. 장기적으로 가장 현명한 방법으로 행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블랙스완이 또 온다면.

▶각오해야 한다. 시장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이는 산술평균에 따른 정규분포 곡선을 맹신한 나머지 리스크를 너무 축소해 이해하고 있다. 시장은 훨씬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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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은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주식 사는 요령이 있다면.

▶지나친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도록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가급적 많은 종목을 사는 게 좋다. 그리고 또 시차를 두면서 며칠에 걸쳐서 나눠서 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이동평균선을 사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종목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나치게 한 섹터에 몰린다거나 지나치게 유사한 종목을 함께 사는 것을 피해야 한다. 예컨대 기아차 현대차를 한꺼번에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주식 분야에 진출한 계기는.

▶ 알고리즘 최적화를 연구하면서 그동안 6개월~1년 내 세계기록을 다 깼다. 그래서 이제 금융에도 도전해보자 한 거다. 최적화 이론을 적용할 대상으로 주식시장을 선택한 거다. 그동안 논문으로는 되는데 이게 과연 시장에서 돈을 벌어줄까 확신이 안 섰다. 그런데 연구한 지 7~8년 지나자 수익을 내는 핵심적인 알고리즘을 잡았다는 확신이 들었고 금융사로 전업해서 2009년부터 투자도 받고 했다.

-옵투스투자자문의 목표는?

▶우선 회사 가치를 1조원 수준으로 만들고 싶다. 2008년 최적화 세계대회(게코 콘테스트) 에 나가서 우승했다. 최적화 분야에선 우리가 최고다. 월스트리트에서도 우리만큼 하는 데 없다. 앞으로 독일, 영국 시장에도 투자할 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하는데 거꾸로 우리가 외국 주식시장을 주무른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이근우 기자 / 오수현 기자]